[여의도풍향계] 총선 넉달만에 요동친 지지율…여야 모두에 '양날의 검'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4·15 총선 압승 불과 넉 달 만에 민주당과 청와대가 민심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습니다.<br /><br />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지고, 일부 여론조사에선 미래통합당이 민주당 지지율을 앞지르기도 했는데요.<br /><br />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는 박초롱 기자가 이런 변화가 의미하는 게 뭔지, 살펴보겠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한국갤럽 조사에서 총선 직후 71%에 달했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넉 달 만에 39%로 32%포인트 내렸습니다.<br /><br />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지지율이 62%에서 43%로 하향 곡선을 그렸습니다.<br /><br />특히 수도권, 중도층, 30대 민심이 크게 흔들렸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했습니다.<br /><br />총선 직후인 4월 넷째 주 52.6%였던 지지율이 8월 둘째 주 33.4%가 됐습니다.<br /><br />같은 기간 통합당 지지율은 28.2%에서 36.5%로 올라 민주당보다 높아졌습니다.<br /><br />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2016년 10월 이후 4년 만입니다.<br /><br />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2018년 12월부터 총선 전까지 45%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는데 총선 이후 넉 달 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, 돌아보겠습니다.<br /><br /> "국민들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에 한량없는 감사를 드립니다. 남은 2년, 더욱더 단단한 각오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."<br /><br />전례 없는 압승의 기쁨도 잠시, 총선 2주 뒤 오거돈 당시 부산시장이 성추행으로 사퇴하고 윤미향 의원의 기부금 유용 의혹이 잇따랐습니다.<br /><br /> "저는 한 사람에게 5분 정도의 짧은 면담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였습니다."<br /><br /> "30년 정대협 운동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…잘못이 있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습니다."<br /><br />압도적 의석수를 바탕으로 한 부동산·검찰개혁 단독 입법,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잇단 악재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'거대 여당이 독주한다, 오만하다'는 여론은 점차 커졌습니다.<br /><br />부동산은 결정타가 됐습니다.<br /><br />정부가 수시로 내놓는 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노영민 비서실장, 김조원 전 정무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리 논란은 민심 이반을 부채질했습니다.<br /><br />부동산 문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지지 기반 붕괴를 부른 핵심 뇌관이었습니다.<br /><br />그런데, 선거 압승 후 대통령 지지율이 단기간 급락하는 일, 2018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도 있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이 압승한 지방선거가 있었던 6월 둘째 주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79%.<br /><br />이 지지율이 하락을 지속해 석 달 뒤인 9월 첫째 주엔 49%까지 내려갑니다.<br /><br />당시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논란이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.<br /><br />그러나 최저임금·부동산은 표면적 문제이고, 전국 선거 압승 후 지지율 하락은 민주당이 선거 결과로 나타난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해 나타난 결과라는 해석도 있습니다.<br /><br />국민은 코로나 사태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뜻에서 여당에 표를 던졌는데, 여당은 이를 정책과 개혁입법을 밀어붙여도 국민들이 이해해줄 것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면서 독주 논란이 일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핵심 지지층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일반 국민들의 정서, 기대와는 괴리가 커진 게 문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.<br /><br /> "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,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."<br /><br /> "올해 성장률 전망도 상향조정되었고, OECD 국가 회원국 중에 단연코 가장 좋은 전망치입니다."<br /><br />민주당 내부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는데, 먼저 이해찬 대표부터 "지지율 문제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"고 했습니다.<br /><br />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당권 주자들도 목소리를 냈습니다.<br /><br />이낙연 의원은 "국민의 답답함과 실망이 누적된 결과"라며 "국민의 삶과 마음을 더 세심하게 파악해야 한다"고 했고, 김부겸 후보는 "경고등으로 여기고 성찰할 시기"라면서도 "개혁법안은 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"고 했습니다.<br /><br />박주민 의원은 "국민 눈높이를 못 읽거나 필요한 설명을 제대로 못 해 답답함과 실망감을 드렸다"고 진단했습니다.<br /><br />통합당의 지지율 역전은 민주당이 실책을 거듭하며 반사 이익을 얻은 거란 분석이 지배적인데, 통합당은 자세를 한껏 낮췄습니다.<br /><br /> "어떤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추월했다, 이것에 그렇게 환호작약하지 않습니다. 앞으로 저희 당이 더 열심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."<br /><br />앞으로는 뚜렷이 나타난 지지율 상승 기세를 발판 삼아 중도층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큽니다.<br /><br />통합당은 우선 새 정강·정책 1호를 기본소득으로 정하고 '경제 민주화, 노동자의 권리보장, 자녀 입시비리 등 부모찬스 특혜 타파'도 명시하며 변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.<br /><br />중도층과 청년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겁니다.<br /><br />당명도 바꾸기로 했습니다.<br /><br />이런 상황에서 "이대로는 안 된다"는 위기감에 휩싸인 여권의 '반전카드'가 주목됩니다.<br /><br />역대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지면 대연정, 남북정상회담 등 다양한 카드를 써왔는데, 문 대통령이 과연 어떤 카드를 쓸지 주목됩니다.<br /><br />당·정·청 진용을 일신하기 위해 작지 않은 폭의 개각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.<br /><br />지지율 하락에 놀란 민주당, 성찰의 계기로 삼는다면 전화위복을 만들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통합당, 쇄신을 게을리 한다면 '반사이익'도 얻기 어려워질 겁니다.<br /><br />'양날의 칼'이 될 수 있는 지지율 크로스.<br /><br />이에 대한 여야의 대처가 1년 7개월 뒤 대선의 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